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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화

안전화 산업보건의 이야기: 네파 GT-36N

 

 

다른 신발과 다르게 안전화에는 메이커 안전화라는 부류가 있습니다. 안전화라는 카테고리가 착용자 수가 적지는 않지만 또 운동화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게다가 안전화 영업은 진정한 갑을관계를 느낄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회사들은 굳이 도전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안전화를 착용하는 고객들은 브랜드 있는 제품을 신고 싶어하고 그래서 K2에 눈이 가지만 말도 안되는 가격에 손서리를 치게 마련이죠. 이런 고객들을 공략하는 것이 메이커 안전화입니다.

 

필라안전화, 네파안전화, 코오롱안전화, 블랙야크 안전화, 이들 모두의 특징은 메이커 안전화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필라의 그 어떤 개발인력이나 생산시설도 필라 안전화와는 무관합니다. 대신 필라안전화는 자체 브랜드 파워가 없는 중소 안전화 업체에서 한켤레당 몇천원씩 로열티를 주고 상표권만 사서 쓰는 제품입니다. 오늘의 주제인 네파 안저화 GT-36N 또한 동일한 부류입니다. 네파 안전화는 현재 지엔텍이라는 회사가 제조합니다. 굳이 현재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상표권 계약은 영속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는 지엔텍이 아닌 다른 회사가 네파안전화를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네파 안전화를 제조하는 지엔텍은 2009년 블랙야크 안전화를 로열티 지급방식으로 생산하면서 안전화 업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12년 정도로 안전화 업체로서는 매우 짧은 업력을 갖고 있습니다.

 

 

며칠전 저희 회사 주변의 큰 공사장 중 하나인 메타폴리스 (구)엔터식스 현장에서 손님 3분이 방문해 주셨습니다. 모두 사진에 있는 지엔텍의 네파 GT-36N 안전화를 착용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여러 제품 중에서 스핀업터프 2족과 스미스 안전화 1족을 구매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그 중 한분은 스핀업터프를 구매하신 후에 네파 안전화를 매장에 두고 가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멀쩡한 안전화를 버리고 가셨는지 분석을 해봤습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네파 안전화는 지엔텍이 제조하고 단지 상표만 로열티를 지급하고 부착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몇천원씩 안전화 상표료를 지급하게 되는 겁니다. 저희 매장에 가끔 전화해서 네파 안전화 찾으시는 고객분들 있으신데 이런 내용을 알고 네파 안전화를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안전화 측면은 직물소재로 좀 더 경쾌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고자 노력했습니다. 디자인 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신끈방식 신발 답게 측면에는 쉽게 탈착이 가능하도록 지퍼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퍼를 작동하려고 해도 지퍼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사용된 지퍼는 YKK는 아닙니다. (YKK는 고가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좋은 제품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밑창은 특별한 기능없이 등산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실내 작업 보대는 실외 작업에 적합해 보이는 밑창 패턴입니다.

 

 

후면에는 비싼 상표값을 지불하고 있을 네파 로고가 큼지막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 네파 안전화를 신는 사람들에게 프라이드를 줄 지는 의문입니다. 네파가 절대로 생산하지 않은 네파안전화를 신고 있다 정도의 의미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전면부는 슈맥스 안전화도 애용하는 러버패치를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습니다.

 

 

내부에는 방탄섬유 내답판을 사용했습니다. 사실 최근에는 스틸 플레이트는 20년 넘은 올드한 안전화가 아니면 찾아보기 힘듭니다.

 

 

깔창은 PU 소재를 사용한 꽤 두꺼운 우수한 쿠셔닝의 깔창이 사용되었습니다. 촉감으로 봐서 고경도 PU를 사용해서 고급스런 쿠셔닝을 완성하기 보다는 저경도 PU로 즉각적인 쿠셔닝 효과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네파 안전화 GT-36N, 아니 지엔텍 안전화 GT-36N은 그린 나쁘지 않은 디자인과 따로 흠 잡을 데 없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인터넷 최저가 50,090원입니다. (주)슈맥스 안전화들에 비해서 좀 터무니 없이 비싸긴 하지만 네파 브랜드에 지불하는 로열티를 감안하면 말도 안되는 가격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희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네파를 버리게 만든 건 가격이 아닙니다. 그건 바로 748g 이라는 정말로 말도 안되는 무게 때문입니다. 고객이 구매해 간 스핀업터프 동일 사이즈는 490g 입니다. 하루 종일 안전화를 신고 작업하시는 분들에게 490g과 748g의 차이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네파가 나쁜가 아니라 스핀업터프가 너무 좋은겁니다.